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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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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任那)는 고대 한반도 남부에 있던 세력을 부르는 이름이다. 임나가라(任那加羅) 혹은 임나국(任那國)이라고 언급되었는데,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대상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다. 일본서기에 등장하여 가야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추정하나, 이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

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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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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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가 주로 등장하는 사료는 《일본서기》이다. 일본서기에서는 기원전 33년에 임나국의 소나갈질지(蘇那曷叱智)가 일본을 방문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는데, 여기서 임나국의 위치를 축자국에서 이천리, 북으로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신라의 서남쪽에 위치한 것으로 설명한다. 같은 기사의 주석에서 쓰누가아라시토와 임나의 어원, 신라와의 관계가 틀어진 경위 등을 전한다.

이후 오진 천황때인 276년에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는 기사가 나타나는데 당시의 한반도 관련 기사는 대거 이주갑인상하여 약 396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294년 기록에서는 전지왕의 사망과 구이신왕의 즉위 기사를 담는데, 여기서 《백제기》를 인용하며 목만치가 임나에 있다가 온 것으로 적는다.

임나는 463년에 일본서기에 다시 등장한다. 이후 일본부(日本部)라는 것이 등장하여 임나일본부설의 논거로 사용되고, 임나 4현의 위치도 주목된다. 512년 전후로 탁기탄, 남가라, 탁순국이 신라의 침입을 받아 멸망하고, 이후 신라의 침입을 계속적으로 받다가 562년에 신라에 의해 완전히 멸망되었다고 기록되었다. 일본서기에 기록된 멸망기사는 아래와 같다.

긴메이 천황 23년(562년) 봄 정월에 신라가 임나관가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 [어떤 책에서는 21년(559년)에 임나가 멸망하였다고 한다. 통틀어 말하면 임나인데, 개별적으로 말하면 가라국(加羅國), 안라국(安羅國), 사이기국(斯二岐國), 다라국(多羅國), 졸마국(卒麻國), 고차국(古嵯國), 자타국(子他國), 산반하국(散半下國), 걸손국(乞飡國), 임례국(稔禮國) 등 모두 열 나라이다.].

한국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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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서에서는 임나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광개토대왕릉비, 삼국사기, 창원 봉림사지 진경대사탑비에 임나가 한번씩 나타난다. 광개토대왕릉비에는 '임나가라'의 종발성까지 고구려군이 진격했다고 적고 있고, 삼국사기에서는 강수(强首)가 임나가량의 출신이라고 적고 있으며, 진경대사탑비에서는 심희의 선조인 흥무대왕의 선조가 임나의 왕족이고 김씨이며 초발의 신성한 후예라고 적는다.

일본서기의 임나 멸망 기사의 경우 같은 해인 562년에 삼국사기 신라본기, 사다함 열전에서 이사부사다함이 가야를 정벌한 기사가 적혀있다.

진흥왕 23년(562)〕 9월에 가야(加耶)가 배반하였으므로 왕이 명하여 이사부(異斯夫)에게 토벌하게 하고, 사다함(斯多含)에게 그를 보좌하도록 하였다. 사다함이 5,000명의 기병(騎兵)을 거느리고 먼저 전단문(栴檀門)으로 달려 들어가 흰색 깃발을 세우니, 성 안의 사람들이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사부가 군사를 이끌고 다다르자, 일시에 모두 항복하였다.

중국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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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서에서는 임나가 독립적인 존재로 나타나지 않는다. 왜5왕이 중국에 제수를 받을때 왜왕과 더불어 관직명에 임나를 요구하고 수용되는 기록이 실려있다. 또한, 《한원》에서는 가라임나가 신라에 멸망하여 그 땅이 나라의 남쪽 7-800리에 있다고 적혀있다.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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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제국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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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등장하는 변한의 정치체인 구야국(狗邪國)에 해당하는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하는 가야제국을 가리키는 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서기에는 임나와 축자국(築紫國)의 거리가 이천여리라 하였는데 축자국과 가야(김해) 지역의 거리가 대략 이천여리라는 것이다[1]. 광개토대왕릉비에 나오는 '임나가라(任那加羅)'[2]라는 표현을 근거로 임나는 곧 가라(가야)라고 보기도 한다. 또한 봉림사진경대사보월능공탑비(鳳林寺眞鏡大師寶月凌空塔碑)[3]의 내용을 근거로 흥무대왕(김유신)을 임나왕족이라 보고 금관가야가 곧 임나라고 판단한다. 혹은 임나를 대가야(합천)로 비정하기도 한다. 임나를 가야와 동일시하여 한반도 내에 위치했다고 보는 것은 임나일본부설의 핵심 논거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임나와 가야는 별개의 용어라는 주장도 있다. 어느 역사서에도 임나를 가라의 별칭이라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임나가라의 가라는 나라(國)를 가리키는 일반명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봉림사진경대사보월능공탑비에 쓰인 심희의 일대기에 근거한 서로 다른 해석[4]도 존재한다.

일본서기에서는 임나를 여러 나라를 합쳐 부르는 말로 사용하기도 하였다는 해석도 있다.[5] 공교롭게도 일본서기가 임나의 멸망을 기록한 562년에 삼국사기에서는 가야가 신라를 배반하여 왕이 이사부로 하여금 토벌케 하였다고 기록한다[6]. 만약 두 사건이 동일하다면 가야와 임나 모두 특정 지역의 국가집단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대마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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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환단학회에 소속되었던 인하대학교 융합고고학과 남창희 교수는 임나를 대마도에 비정하였다.[7] 또한 부산대학교 이병선 교수 역시 환단고기 등을 근거로 임나가 대마도에 있었다고 보았다.[8]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주류사학계에서 부정된다.[9]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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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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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서기》 숭신천황(崇神天皇) 65년(기원전 33년) 7월, 任那者去筑紫國二千餘里北阻海以在鷄林之西南.
  2. 『광개토대왕릉비』에 "뒤를 급히 쫓아 임나가라(任那加羅) 종발성에 이르니 성을 곧 되찾았다.(背急追至任那加羅從拔城城卽歸服)"는 내용이 나온다.
  3. 출전 :『譯註 韓國古代金石文』Ⅲ(1992) 원문: 大師諱審希俗姓新金氏其先任那王族草拔聖枝每苦隣兵投於我國遠祖興武大王鼇山稟氣鰈水騰精握文符而出自相庭携武略而高扶王室▨▨終平二敵永安兎郡之人克奉三朝遐撫辰韓之俗 번역: 대사(大師)의 이름은 심희(審希)요, 속성은 김씨(金氏)이니, 그 선조는 임나(任那)의 왕족이요, 풀에서 성스러운 가지를 뽑았다. 이웃나라의 침략에 괴로워하다가 우리나라에 투항하였다. 먼 조상(遠祖)인 흥무대왕(興武大王)은 오산(鼇山)의 정기를 타고, 바다(鰈水)의 정기에 올라서, 문신의 길조를 잡아 재상의 뜰에 나왔고, 무신의 지략을 잡아 왕실을 높이 부양하였으며, 평생토록 ▨▨하여 두 적이 영원히 안정되고 토군(兎郡)의 사람들이 능히 세 조정을 받들어 멀리 진한(辰韓)의 풍속을 어루만졌다.
  4. 원문: 大師諱審希俗姓新金氏其先任那王族草拔聖枝每苦隣兵投於我國遠祖興武大王 번역: 대사(大師)의 이름은 심희(審希), 속성은 김씨(金氏)다. 그 선조는 임나(任那)의 왕족 草拔聖枝로, 매번 이웃나라 병사들로 괴로워하다가 우리나라의 원조(遠祖) 흥무대왕(興武大王)에게 투항하였다. 이 경우 임나와 금관가야는 별개의 국가가 되며 심희는 금관가야가 아닌 임나국의 후손이 된다.
  5. 《일본서기》 卄三年春正月新羅打滅任那官家[一本云卄一年任那滅焉]. 總言任那, 別言加羅國安羅國斯二岐國多羅國卒麻國古嵯國子他國散半下國乞飡國稔禮國合十國. 23년(562) 봄 정월 신라가 임나관가(任那官家)를 쳐서 멸망시켰다(어떤 책에는 21년에 임나가 멸망했다고 한다). 통틀어 말하면 임나요, 개별적으로는 加羅國, 安羅國, 斯二岐國, 多羅國, 卒麻國, 古嵯國, 子他國, 散半下國, 乞飡國, 稔禮國으로 모두 열 나라이다.
  6. 《삼국사기》 九月加耶叛王命異斯夫討之斯多含副之. 斯多含領五千騎先馳入栴檀門立白旗城中恐懼不知所爲異斯夫引兵臨之一時盡降. 진흥왕 23년(562) 가을 9월 가야가 반란을 일으키자 왕은 이사부로 하여금 토벌케 하고 사다함이 돕게 하였다. 사다함이 기병 5천을 거느리고 먼저 전단문에 들어가 흰 기를 세우자 성 사람들 전체가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이사부가 병사를 인솔해 도착하니 일시에 항복하였다.
  7. ““임나(任那)는 가야가 아니라 대마도였다””. 2018년 1월 25일. 2024년 7월 19일에 확인함. 
  8. 李炳銑 (1987). 《任那國과對馬島》. 亞世亞文化社. 
  9. Wee, Ka-Ya (2019년 1월 31일). “The Theory of 'Imna-Daemado' and the Inverted Colonialism”. 《The Historical Journal》 67: 1–19. doi:10.20457/SHA.67.1.